제주도에 와서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구경하지 못했다면, 아무도 그말을 믿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우도와 성산일출봉은 꼭 봐야만 할 제주도의 명물이라 할 것이다.

 

우리 일행은 유람선 표를 끊고 몸을 실었다. 아쉽게도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함께 한 일행 분에 어떤 분은 전에 일기가 너무 좋지 않아 아예 유람선을 탈 수 없었다고 하니, 이런 날씨나마 탈 수 있는 것을 오히려 감사해야 했다.


 


유람선에 앉아 있으니 고등어잡이 어선이 지나가는 것이 먼저 들어왔다. 유리창 밖에 비치는 어선의 모습은 왠지 고즈넉하니 운치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곧장 성산일출봉이 눈에 들어왔다. 더 이상 유람선안에 앉아만 있을 수 없어 밖으로 뛰쳐나왔다.

 

성산일출봉은 말 그대로 이곳에서 보는 해돋이가 최고라 하여 ‘성산일출봉’이 되었다. 해저화산으로 태어난 성산일출봉은 높이가 182m 정도이며 지름 약 400m, 넓이 2.64㎢에 이르는 넓은 분화구의 호마테(Homate)형 화산이다. 그 모습이 마치 성과 같다하여 ‘성산’이라 불린다. 구구한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직접 본 성산일출봉의 모습은 안개에 가리어 신비감을 자아냈다.




 

배가 주위를 지날 때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성산일출봉의 모습은 왜 성산일출봉이 영주 12경 가운데 제 1 절경으로 꼽히는지 이유를 알게 해주었다. 끊임없는 비바람이 절묘하게 깎아낸 표면은 어떤 명장이라도 흉내낼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새들의 배설물이 쌓여 하얗게 변질된 부분마저 조화를 이뤄 그저 아름답다는 생각만이 들게 할 뿐이다. 음푹하게 파인 분화구의 모습을 보여준 한쪽에선 그저 감탄사만이 튀어나올 뿐이었다.

 




 

함께 유람선을 탄 이들가운데 학교에서 단체로 나왔는지 중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 수십명의 남녀학생들이 주변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고 왁자지껄하게 떠들어댔다. 선원과 선장님 등이 수시로 주의를 줬지만, 아직 까불까불한 그들을 휘어잡기에는 어려웠다.

 

주변의 절경 탓일까? 카메라와 캠코더등으로 기억을 연장하려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들은 다른 이들이 감탄사와 이야기꽃을 피울 때, 묵묵하게 셔텨소리로 감탄사를 대신했다. 그런 모습을 잠시 지켜보는 사이, 우도에 가까이 다가갔다.

 



 

우도는 섬 모양이 마치 소가 머리를 내밀고 누워있는 모습과 흡사해 지어진 이름이다. 역시 화산섬인 우도는 신기하게도 1800여 가구가 실제 살고 있는 곳이었다.

 



 

성산일출봉과 달리 우도는 순한 소처럼 좀더 생김해가 완만했다. 그러나 역시 풍화와 침식 작용 등을 거쳐 변형된 모습과 푸르름이 더해진 모습은 멋졌다. 거기에 더해 사람들이 살고 있는 흔적과 등대의 모습 등은 왠지 성산일출봉보다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했다.

 



 

어느새 시간이 다 되어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성산일출봉과 우도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고, 하얀등대와 빨간 등대 그리고 배 등이 마치 우리를 반겨주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선착장에서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 만약 날씨가 좋았다면 그들의 어여쁜 모습을 그대로 담으련만, 그러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웠다. 그러나 우리에겐 다음이 있으니, 기약할 뿐이다. 다음에 다시 제주를 찾게 되어 유람선을 타게 된다면 너의 어여쁜 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으련, 그땐 보는 것 만이 아니라, 너의 품으로 들어가 함빡 안기고 싶구나.

 


Posted by 朱雀